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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새로운 디지털 금융 전략: 트럼프 대통령의 비트코인 정책 분석

미주동석스 2025. 3. 8. 10:36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서명한 비트코인 전략 준비금(Strategic Bitcoin Reserve) 행정명령은 미국의 가상자산 정책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행정명령은 비트코인을 '디지털 금'으로 공식 인정하고 국가 전략 자산으로 비축하겠다는 명확한 의지를 담고 있습니다.

행정명령의 주요 내용

1. 비트코인 전략 준비금 설립

  • 정부가 형사 및 민사 자산 몰수 절차를 통해 획득한 약 20만 개의 비트코인을 전략적 비축금으로 전환
  • 전략적 준비금에 예치된 비트코인은 판매하지 않고 가치 저장 수단으로 유지
  • 비트코인을 '디지털 골드'로 인정하고 '디지털 포트녹스' 개념 도입

2. 미국 디지털 자산 비축물(Stockpile) 구축

  • 비트코인 외 디지털 자산(알트코인)을 별도로 관리
  • 이더리움, 리플, 에이다, 솔라나 등 정부가 보유한 알트코인 관리
  • 비트코인과 달리 알트코인은 추가 취득 계획이 없음

3. 정부 보유 디지털 자산 감사 시행

  • 재무장관은 연방정부의 디지털 재산 보유에 대한 전체 회계 감사 지시
  • 정확히 얼마나, 어디에 있는지 조사하는 전면적 감사 실시

4. 예산 중립적 비트코인 취득 전략 개발

  • 재무장관과 상무장관에게 미국 납세자에게 추가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 방식으로 비트코인 추가 취득 전략 개발 권한 부여
  • 예산 중립적(budget-neutral) 방식으로 비트코인 보유량 확대 모색

예산 중립적 비트코인 취득 전략 아이디어

1. 몰수 비트코인 보존 및 관리

  • 이미 압수한 비트코인을 매각하지 않고 보유하는 기본 전략 채택
  • 데이비드 삭스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조기 매도로 미국 납세자들은 이미 170억 달러 이상의 가치 손실을 입었다"는 분석

2. 기존 자산 전환 전략

  • 금, 외환, 석유와 같은 정부의 기존 준비 자산을 매각하고 그 자금으로 비트코인 구매
  • 미국 정부는 현재 약 7,600억 달러 규모의 금 보유 (2억 5860만 트로이 온스)
  • 스탠다드차타드는 "미국이 BTC 비축 예산을 마련하기 위해 보유 중인 금을 매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

3. 세금 및 수수료의 비트코인 수령

  • 특정 세금, 수수료, 벌금을 비트코인으로 직접 수납하는 정책 도입
  • 이미 징수하는 벌금·수수료 수입 중 일부를 현금 대신 비트코인으로 전환
  • 예산 추가 편성이나 증세 없이 기존 재원의 일부를 비트코인 형태로 보유

4. 외환안정기금(Exchange Stabilization Fund, ESF) 활용

  • 미국 재무부의 외환안정기금은 현재 390억 달러 규모의 자산 관리
  • 재무장관의 재량으로 의회 승인 없이도 운용할 수 있는 자금의 일부를 비트코인 매입에 활용 가능

5. 정부 기관 자체 수익금 활용

  • 연방정부 산하 공공기관이 자체적으로 창출하는 수익금 중 일부를 비트코인으로 전환
  • 기관 운영비용이나 투자비용을 자체 예산 범위에서 충당하는 방식

6. 정부 예산 낭비 절감분 활용

  • 일론 머스크가 주도하는 정부 낭비 절감 이니셔티브를 통해 절약된 예산 활용
  • 의회 승인 하에 절감된 예산을 비트코인 매입에 전략적으로 투입

정책의 의미와 배경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개최된 '크립토 서밋'에서 "미국을 비트코인 슈퍼파워, 가상자산(암호화폐) 수도로 만들겠다"는 공약을 이행하고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이 정책은 다음과 같은 배경에서 추진되고 있습니다.

  1. 바이든 행정부의 가상자산 산업 억압 정책 종식: 트럼프는 "Operation Chokepoint 2.0"(가상자산 기업에 대한 금융 서비스 차단 정책)을 끝내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또한 SEC는 트럼프 취임 이후 11개 관련 소송과 조사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 달러 강화 전략: 비트코인과 스테이블코인을 미국 달러의 중요한 국가적 담보물로 활용하여 달러의 국제적 지위를 공고히 하려는 전략이 엿보입니다. 트럼프는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달러를 지배적 통화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3. 비트코인 조기 판매로 인한 손실 방지: 행정명령에 따르면 이전 정부의 비트코인 조기 판매로 인해 미국 납세자들은 이미 170억 달러 이상의 손실을 입었다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4. 디지털 자산 산업 육성: 트럼프는 가상자산이 "경제 성장과 혁신을 도울 수 있는 개척자의 길"이라고 평가하며, 8월 의회 휴식기 이전에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의지를 표명했습니다.

글로벌 영향 및 향후 전망

1. 국제적 FOMO(Fear of Missing Out) 현상

  • 스탠다드차타드는 "미국의 BTC 비축안 발표가 다른 국가들에 '포모(FOMO)'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
  • 이미 아부다비는 4,700 BTC 상당의 IBIT(비트코인 ETF)를 보유
  • CNBC 보도에 따르면 중국 및 중동 국가들도 비트코인 매수 전략을 고려 중
  • 국가 간 디지털 자산 확보 경쟁으로 확대될 가능성

2. 규제 환경 변화

  • 가상자산 산업에 대한 규제 완화 및 법적 명확성 제공 예상
  • 통화감독청(OCC)은 은행이 수탁, 스테이블코인 사업, 노드 운영 같은 비트코인/암호화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허용

3. 금융 기관의 참여 확대

  • 은행 및 전통 금융 기관들의 디지털 자산 시장 진입 활성화 예상
  • 가상자산과 전통 금융의 통합 가속화

4. 시장 반응

  • 초기 시장 반응은 다소 미지근한 편으로, 비트코인 가격은 트럼프 연설 이후 소폭 하락
  • 투자자들이 기대했던 구체적인 가상자산 매수 방안이 제시되지 않은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
  • 장기적으로는 정부의 지원 정책이 시장 안정화 및 제도권 진입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

결론

트럼프 대통령의 비트코인 전략 준비금 정책은 단순한 가상자산 규제 완화를 넘어, 비트코인을 국가 전략 자산으로 인정하고 디지털 금융 생태계를 미국 주도로 재편하려는 야심찬 전략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는 디지털 자산 산업에 대한 미국의 입장이 근본적으로 변화했음을 시사하며, 글로벌 디지털 금융 시장에서 미국의 주도권을 강화하려는 의도를 명확히 보여줍니다. "비트코인은 팔지 말라(Never sell Bitcoin)"는 원칙 아래, 다양한 예산 중립적 전략을 통해 정부의 비트코인 보유량을 늘리려는 시도는 글로벌 금융 질서와 디지털 자산에 대한 인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으로 전망됩니다. 앞으로 추가적인 규제 명확화와 법안 마련을 통해 가상자산 산업이 미국 내에서 더욱 발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용어 설명

Operation Chokepoint 2.0 (초크 포인트 2.0): 바이든 행정부 시기에 미국 연방 규제기관들이 은행과 금융기관들로 하여금 가상자산 기업들에 금융 서비스 제공을 제한하도록 압력을 가한 비공식적 정책을 지칭합니다. 이는 가상자산 산업을 금융 시스템에서 '질식(chokepoint)'시키는 효과를 낳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2013년 오바마 행정부 시절 고위험 산업에 대한 금융 접근을 제한했던 "Operation Chokepoint"에서 이름을 따왔습니다.

 

Budget-neutral (예산 중립적): 새로운 지출이나 프로그램을 도입할 때 추가적인 정부 지출이나 세금 부담 없이 기존 자원을 재배치하거나 수입으로 지출을 상쇄하는 접근 방식을 의미합니다.

 

Digital Fort Knox (디지털 포트녹스): 미국 켄터키주에 위치한 포트녹스는 미국 재무부의 금 보유고로 유명합니다. "디지털 포트녹스"는 비트코인을 디지털 금에 비유하면서, 이를 안전하게 보관하는 국가 전략 시설을 의미하는 비유적 표현입니다.

 

Exchange Stabilization Fund (ESF, 외환안정기금): 1934년 설립된 미국 재무부 산하 기금으로, 외환 시장 개입과 환율 안정을 위해 사용됩니다. 재무장관의 재량으로 운영되며 의회의 별도 승인 없이 활용 가능한 자금입니다.

 

FOMO (Fear of Missing Out): 투자 기회를 놓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의미하는 용어로, 다른 투자자들이 이익을 얻는 동안 자신만 뒤처질 것을 우려하는 심리를 나타냅니다. 비트코인 맥락에서는 다른 국가들이 미국의 비트코인 보유 정책을 따라할 가능성을 지칭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