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금괴 대이동: 런던에서 금이 사라지는 이유는?
금괴가 움직이고 있다: 화폐 가치 하락과 안전자산의 귀환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금괴의 대이동’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특히 런던에서 뉴욕으로 금이 대거 옮겨지는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실제로 영란은행(BoE) 금고에서 금을 찾으려면 과거엔 며칠이면 충분했지만, 최근에는 4주에서 최대 8주까지 대기해야 할 만큼 물량 부족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고,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살펴 보겠습니다.
1. 역대급 규모의 금 이동: 뉴욕으로 몰리는 금
-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 우려
820억 달러 상당의 금이 뉴욕으로 비축되면서, 런던시장의 유동성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 원자재에 25% 전면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거론되자, 금 시장 참여자들은 “만약 금에도 관세가 붙는다면 큰 손실”이라는 우려로 물리적 금을 미국 내로 사전에 옮기기 시작했습니다.
- COMEX 재고 75% 급증
11월 미국 대선 이후 금 트레이더와 금융기관이 393톤의 금을 뉴욕 상품거래소(COMEX)로 옮겼다는 보도가 있습니다. 이에 따라 COMEX 금 재고량은 무려 926톤 수준으로 증가해, 2022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또한 JP모건, HSBC 등이 보유한 개인 금고로 추가 수송된 금까지 합치면 실제 유입된 물량은 이보다 더 많을 수 있다는 추정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 JPMorgan의 대규모 금 인도 계획
2025년 2월 COMEX 금선물 만기 계약으로 3,000만 트로이온스(약 933톤), 금액 기준 약 85억 달러 ~ 400억 달러(환율·달러 강세 적용 정도에 따라 차이) 상당이 인도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는 1994년 이후 두 번째로 큰 단일 물량입니다. 관세 회피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분석이 많지만, 실제로 관세가 어떻게 적용될지는 아직 불확실합니다.
2. 영국 런던시장에서 왜 금이 사라지고 있나
- 현물-선물 가격차(프리미엄) 확대
COMEX(뉴욕)와 런던 현물시장 사이에 최대 온스당 60달러의 차이가 발생했습니다. 이처럼 뉴욕 금 선물이 현물보다 더 높은 가격에 거래되면, 시장 참여자들이 런던 → 뉴욕으로 금을 옮겨 차익을 노리는 현상이 벌어집니다. 최근 운송이 일부 해소되면서 이 차이가 10달러 수준으로 감소하기도 했으나, 여전히 미국 시장으로 금이 유입되는 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 트럼프 행정부 관세 우려
“금도 원자재이므로 관세 대상이 될 수 있다”라는 불확실성은 금 시장 참가자들에게 커다란 리스크로 다가왔습니다. Société Générale의 Michael Haigh(원자재 리서치 헤드)는 “금 시장 참여자들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실물 금을 확보하려 한다”라고 전했습니다.
-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
세계 중앙은행 중 중국, 러시아, 터키 등이 최근 몇 년간 금 매입 상위에 올랐습니다. 특히 중국은 미 달러화 의존도를 낮추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데, 이런 수요 증가가 런던 금고의 재고 부족을 가속화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전체 중앙은행으로 확산된 현상인지에 대해서는 “확실하지 않다”라는 견해도 존재합니다.
3. M2·NFCI를 통해 본 유동성 확장: 화폐 가치 하락 신호?
- M2 통화 공급 증가율 상승
2020~2021년에는 코로나19 대응으로 미국 연준(Fed)이 유동성을 대규모로 공급해 M2 증가율이 20%대를 기록했습니다. 이후 긴축 정책으로 한때 -2%대로 떨어졌으나, 최근(2024년 12월 기준) 3.90%까지 빠르게 반등했습니다. 이는 다시 시중에 돈이 풀리고 있다는 뜻이며, 인플레이션(또는 화폐 가치 하락) 압력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그 속도가 점점 빨라진다는 점을 주의깊게 봐야 합니다.
- NFCI 지수 하락(완화적 금융 여건)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의 NFCI(National Financial Conditions Index)는 0을 기준으로 음수가 될수록 금융 여건이 평균 대비 ‘완화적’임을 의미합니다. 최근 발표된 수치는 -0.65로, 이는 신용 접근성이 양호하고 레버리지가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시장 상황임을 보여줍니다. 즉, 시장 참가자들에게는 돈이 꽤 쉽게 풀리고 있다는 뜻입니다. 2022년 이후로 지속적으로 완화되어 가는 모습을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4. 무엇을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
- 화폐 가치 급락 가능성에 대한 대비
M2 증가율 상승, NFCI 완화 등은 시중 유동성이 다시 풍부해지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유동성이 풀린다는 것은 결국 통화 가치 하락과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M2와 NFCI가 동시에 완화적 기조를 보이면, 과거 사례상 화폐 가치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고, 그에 대한 헤지(hedge) 수단으로 금, 비트코인 등이 주목받을 수 있습니다.
- 금 본위제 부활?
일각에서는 미국 공화당이 위기 시 금 본위제나 유사한 화폐개혁 카드를 꺼내 왔다는 점에 주목합니다. 1972년 금태환 정지 이후 금 본위제로 돌아간 전례는 없지만, 미국에 금이 쌓일수록 이런 논의가 재점화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습니다. 다만 이는 정치적·경제적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실제로 재도입될지 ‘확실하지 않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 개인의 자산 배분 전략
당장 모든 현금을 금으로 바꾸거나, 무조건 뉴욕 금고에 ‘금 계좌’를 열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화폐 가치가 지속적으로 떨어질 경우를 대비한 자산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에는 많은 전문가가 공감합니다. 금, 비트코인, 달러, 채권, 주식 등 여러 자산을 균형 있게 편입하여 “화폐 구매력 방어”에 신경 써야 합니다.
결론: 시장의 경고음에 귀 기울여야 할 때
금괴의 대규모 이동은 단순한 시장 현상을 넘어 더 깊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820억 달러 규모의 금이 런던에서 뉴욕으로 이동하는 현상은 시장이 보내는 중요한 신호입니다. 특히 M2 통화량 증가와 NFCI 지수 하락이 동시에 나타나는 현재 상황은, 화폐 가치의 불안정성이 커질 수 있다는 경고음으로 읽힙니다.
우리는 지금 중요한 변곡점에 서 있을지 모릅니다. 관세 위험 회피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금의 대이동,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 증가, 그리고 시중 유동성 확대 현상이 맞물리면서 새로운 금융 질서가 형성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개인과 기관 모두 자산 보호를 위한 준비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기다리는 자에게 기회가 오는 것이 아니라, 준비하는 자에게 기회가 온다"는 말처럼, 지금은 각자의 포트폴리오를 점검하고 재정비해야 할 때입니다. 금, 비트코인과 같은 안전자산부터 주식, 채권까지 다양한 자산군을 통한 위험 분산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습니다. 시장의 흐름을 주시하면서, 각자의 상황에 맞는 현명한 자산 배분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도 우리에게 뭘 하라고 알려주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알아서 대비해야 합니다.
그게 금이든, 비트코인이든 화폐 가치 하락을 헷지할 수 있는 자산을 반드시 담아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현 상황을 ‘관찰’하고, 각자의 리스크 관리 계획을 세우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