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마케팅의 전환: 개인화, 정밀 타겟팅, 그리고 광고 플랫폼의 부상(NFLX, TTD, APP)
현대 사회는 소비자들의 취향이 빠르게 변하고, 기술 또한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발전하는 시대로 접어들었습니다. 이제 예전처럼 “광고를 많이 하면 매출이 오른다”는 단순 공식이 통하지 않습니다. 대신 누가 더 정확한 타겟을 찾아내고, 얼마나 민첩하게 대응하느냐가 기업 성패를 가르는 핵심 요인이 되었습니다.
1. 한층 복잡해진 소비자: 옴니보어(Omnivore) 소비
최근 소비 패턴을 설명하는 주요 키워드로 김난도 교수님 책 내용의 표현을 빌리면 ‘옴니보어(잡식성) 소비’가 있습니다. 이는 디지털 플랫폼, SNS, 유튜브 등 다양한 정보 채널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특정 세대만의 고유 취향이 사라지고 각자의 라이프스타일이 섞이는 현상을 일컫습니다. 예를 들어, 10대가 40~50대처럼 소비하기도 하고, 중장년층이 10대 문화를 추종하기도 합니다.
옴니보어(Omnivore) 소비
특정 나이·계층만의 정형화된 취향이 없어지고, 다양한 정보를 접한 소비자들이 자유롭게 여러 취향을 섞어 즐기는 현상
이처럼 소비자 구분이 모호해지다 보니, 과거처럼 “어느 동네에 사는 30대 중반 여성”이라는 범주만으로 공략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서울대학교 김난도 교수는 이런 흐름을 “과거에 행해졌던 예측보다는 실시간 대응이 더 중요해진 시대로의 전환”이라고 분석합니다. 즉, 미리 무엇을 준비하기보다, 소비자가 원할 때 그 욕구에 맞춰 바로바로 반응할 수 있어야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2. 예측에서 대응으로: 정밀 타겟팅의 부상
옴니보어 소비가 확산되면서, 기업은 단순히 ‘내가 잘하는 상품·서비스’를 만드는 것만으로는 살아남기 어려워졌습니다. 취향이 제각각인 소비자를 잡으려면, 결국 누가 어디에 있으며, 언제 어떤 메시지를 접할 때 구매 확률이 가장 높은지를 정교하게 파악해야 합니다.
- 데이터 기반의 마케팅
데이터를 수집·분석하여, 소비자가 관심을 보이는 순간에 상품을 노출하는 방식이 늘어났습니다. 이를 통해 광고 지출 대비 매출(ROAS)를 지속적으로 높이는 전략을 구사합니다.
- 조각난 미디어 환경 속 경쟁
TV·신문·라디오 중심이었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유튜브·SNS·커넥티드 TV(OTT) 등 무수한 채널이 소비자의 시간을 놓고 경쟁합니다. 기업은 이 채널들 중 어디에 광고를 실어야 최적의 효율이 날지를 고민해야 하므로, 정교한 타겟팅과 실시간 비딩(입찰)이 점차 중요해집니다.
ROAS(Return On Ad Spend)
광고에 투입된 비용 대비 어느 정도 매출이 발생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
예: 100만원 광고비로 1,000만원 매출이 났다면 ROAS = 10(=1,000/100)
3. 토핑 경제(Topping Economy)와 개인화 소비
소비자의 욕구가 다양해지자, 마케팅·제품 전략도 개인화 방향으로 진화했습니다. 김난도 교수님이 말하는 ‘토핑 경제’라는 개념은 기본 제품 위에 소비자가 원하는 옵션(토핑)을 선택해 얹도록 해주는 방식을 말합니다.
토핑 경제(Topping Economy)
피자 도우 위에 원하는 토핑을 선택하듯, 기본 상품에 원하는 부가 서비스·기능을 자유롭게 조합하여 최종 제품을 개인화하는 경제 모델
예를 들어, 자동차 제조사가 차량 기본형을 저렴하게 판매하되, 첨단 주행보조나 서라운드 사운드 등 특별 기능을 월별 구독으로 제공하는 식입니다. 냉장고·에어컨에 IoT 연동 기능을 추가해 구독료를 받기도 합니다. 이는 소비자에게는 “내가 필요로 하는 부분만 골라 쓰는” 효능감을 주고, 기업 입장에서는 안정적 수익을 확보하며 고객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현대자동차가 팰리세이드의 특정 기능(예: 웰컴 라이트)을 구독형으로 판매하는 사례나, 대형 가전회사의 냉장고 구독 서비스 등이 모두 이 토핑 경제 기법에 해당합니다. 결국 개인화된 선택을 원하는 시대적 흐름과, 기업이 지속적으로 수익원을 확보하려는 니즈가 만나 생겨난 전략입니다.
4. 광고 기술의 혁신: 프로그래매틱 광고(Programmatic Advertising)
다양해진 플랫폼과 개인화된 소비자에게 정확히 도달하기 위해서는, 광고 기술 역시 고도화되어야 합니다. 이때 프로그래매틱 광고가 주요 해법으로 떠올랐습니다.
프로그래매틱 광고(Programmatic Advertising)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활용해, 온라인 광고를 어떤 매체에, 어떤 사용자에게, 어떤 시점에 노출할지를 자동으로 결정하고 실시간 입찰(비딩)을 통해 광고를 배치하는 방식
과거에는 광고주와 매체가 직접 만나 계약했지만, 이제는 DSP(디맨드 사이드 플랫폼)와 SSP(서플라이 사이드 플랫폼) 등 중개 플랫폼을 통해 광고주가 원하는 타겟과 매체의 광고 슬롯(인벤토리)를 매칭합니다.
- DSP(Demand-Side Platform, 구매자 대리인 개념): 광고주(수요자)가 원하는 예산·타겟 조건을 설정하면, DSP가 여러 매체에 자동으로 입찰해 가장 효율이 높은 공간에 광고를 노출함
- SSP(Supply-Side Platform, 판매자 대리인 개념): 매체(공급자)가 보유한 광고 공간(인벤토리)을 관리·판매하고, DSP와 연결되어 더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
인벤토리(Inventory)
광고 노출이 가능한 ‘슬롯’이나 ‘영역’을 의미. 예: 웹페이지 배너 위치, OTT 영상 시청 전후 광고 위치 등
이처럼 프로그래매틱 광고 체계는 “누가 얼마나 많은 광고비를 쓰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가장 효율적으로 목표 고객을 찾아 노출하느냐”로 경쟁 방식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5. 커넥티드 TV(CTV)와 새로운 광고 무대
최근에는 커넥티드 TV(CTV)가 급부상하며, 광고 시장의 지각변동을 이끌고 있습니다.
예: 유튜브·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 등을 대화면 TV로 연결해 시청하는 형태.
커넥티드 TV(CTV)
인터넷에 연결되어, 앱을 통해 영상 콘텐츠(OTT 등)을 시청할 수 있는 TV. 시청자 데이터가 추적 가능해 정교한 타겟 광고가 가능함
과거 케이블 TV 시청자에게 일괄적으로 광고를 내보내던 방식과 달리, 커넥티드 TV에서는 로그인 정보를 바탕으로 개인화 광고를 노출할 수 있습니다. 광고주 입장에서는 그만큼 광고 단가가 비싸도 높은 효율을 기대할 수 있고, CTV 플랫폼 입장에서는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할 기회가 됩니다.
6. 주요 광고 플랫폼 기업과 전략: TTD·넷플릭스·앱러빈
가. 더 트레이드 데스크(TTD): 글로벌 DSP 1위의 정교한 타겟팅
더 트레이드 데스크(TTD)는 광고주(수요자) 관점에서 DSP(Demand-Side Platform)를 제공하며, 특히 커넥티드 TV(CTV) 분야에서 강력한 위치를 구축했습니다. 광고주가 원하는 예산·타겟 정보를 DSP에 입력하면, TTD는 다수의 매체 및 거래소에 자동 입찰(비딩)을 진행해 최적의 광고 슬롯을 찾습니다. 이러한 프로그래매틱 광고 체계 덕분에 TTD는 “누가 광고를 많이 뿌리느냐”보다 “어디에 광고를 어떻게 뿌리느냐”를 강조하는 현대 광고 시장에서 핵심 플레이어로 부상했습니다.
나. 넷플릭스: OTT 강자의 광고 플랫폼화
넷플릭스는 한때 “광고 없는 모델”을 고수했으나, 경기 둔화와 경쟁 심화 속에서 광고 요금제를 도입했습니다. 이는 OTT 분야에서 새롭게 열리는 커넥티드 TV 광고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입니다.
- 광고 슬롯 확보: 넷플릭스는 초기에 광고 인벤토리를 확보하는 데 주력했으나, 이제는 정교한 타겟팅을 도입해 광고 단가를 높이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 파트너십: 마이크로소프트, TTD 등 에드테크 기업과 협력해 **광고 효율(ROAS)**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모색 중입니다.
- 결과: OTT가 단순 콘텐츠 제공자를 넘어 광고 플랫폼으로 진화할 수 있음을 보여주며, 향후 더 많은 수익원이 기대됩니다.
다. 앱러빈(AppLovin): SSP·DSP 통합 모델과 모바일 앱 강점
앱러빈(AppLovin)은 모바일 앱 광고 생태계에서 주로 SSP(Supply-Side Platform) 기능을 앞세우면서도, DSP도 함께 제공하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운영합니다.
- SSP(AppLovin MAX): 퍼블리셔(특히 모바일 게임 개발자)가 광고 인벤토리를 최대한 유리한 조건으로 판매하도록 지원합니다. 이를 통해 광고 수익을 극대화하고, 여러 광고 네트워크와 연결해 최고의 eCPM(천 회 노출당 비용)을 추구합니다.
- DSP 기능: 광고주 측면에서도 캠페인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툴을 제공해, 수요와 공급을 한데 묶는 폐쇄 루프(closed loop) 생태계를 형성합니다.
앱러빈의 최대 강점은 모바일 게임 분야에서 나타나는데, 이 시장은 사용자 획득 비용이 높고 수익화 전략이 복잡합니다. 앱러빈은 퍼블리셔에게 매개(Mediation) 플랫폼과 고급 데이터 분석 도구를 제공해, 광고 효율과 매출을 높이도록 돕습니다.
미래 전망과 결론: 통합 생태계 속에서의 경쟁과 기회
가. 디지털 광고 시장의 통합 플랫폼 경쟁
- TTD, 앱러빈 등 DSP·SSP를 각각 혹은 통합으로 운영하는 업체들이 시장 지배력을 확대 중입니다.
- 넷플릭스 같은 OTT 플랫폼도 자사 데이터를 활용해 광고 사업에 뛰어들며, CTV 광고가 전통 TV 광고를 대체하는 흐름이 더욱 가속화될 전망입니다.
나. 모바일·CTV·OTT 간 접점 확대
- 앱러빈이 모바일 앱 광고(특히 게임 분야)에 강점을 지닌다면, TTD는 CTV·오픈 인터넷 영역에 특화되어 있습니다.
- 넷플릭스는 OTT 강자로서 광고 플랫폼으로 변모해, 커넥티드 TV 광고 시장을 더 활성화하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다. 데이터·AI 기반 정밀 타겟팅 강화
- 소비자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해, 광고를 개인화하고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프로그래매틱 기술이 갈수록 고도화됩니다.
- 앱러빈의 AI 엔진(AXON)처럼, 데이터 기반 최적화와 자동화 솔루션이 DSP·SSP 전반에서 핵심 경쟁력을 결정지을 것입니다.
결론: 개인화된 취향·빠른 대응이 승부처
이처럼 옴니보어 소비와 토핑 경제가 확산되는 시대에는, “나만의 취향”을 즉각적으로 충족시켜주는 정교한 광고·마케팅이 필수적입니다.
- 더 트레이드 데스크는 CTV·프로그램매틱 광고 시장을,
- 넷플릭스는 OTT 기반 광고 플랫폼을,
- 앱러빈은 모바일 앱(특히 게임) 광고 및 SSP·DSP 통합 솔루션을
각자 특화된 전략으로 선도해 나가고 있습니다.
결국, 데이터 분석과 알고리즘, 광고 효율(ROAS), 사용자 경험 관리를 얼마나 잘 결합하느냐가 앞으로의 승부를 가를 것입니다. 시장이 복잡해질수록 크로스-플랫폼 통합이 중요해지고, 소비자를 정확히 공략하기 위한 민첩하고 유연한 대응 능력이 광고·마케팅 업계 전체의 운명을 좌우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