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캐나다 무역 관계의 근본적 비대칭성과 분쟁의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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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식/기획 연재

미국-캐나다 무역 관계의 근본적 비대칭성과 분쟁의 영향

미국과 캐나다는 세계에서 가장 긴밀한 무역 관계를 맺고 있지만, 이 관계는 본질적으로 불균형적입니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로 이러한 비대칭적 취약성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양국 무역 관계의 근본적 불균형과 무역 분쟁이 각국에 미치는 영향을 중점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무역 관계의 근본적 비대칭성

1. 무역의존도의 극명한 차이

  • 캐나다의 무역의존도: GDP 대비 67% (2023년 기준)
  • 미국의 무역의존도: GDP 대비 25% (2023년 기준)

이러한 차이는 국가 경제의 구조적 특성과 규모에서 기인합니다. 미국은 내수시장이 충분히 크고 다양하여 대외무역에 크게 의존하지 않아도 경제를 유지할 수 있는 반면, 캐나다는 무역에 크게 의존하는 개방 경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대미 무역이 캐나다 GDP의 17.8%를 차지하며, 240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캐나다 경제가 미국 시장에 얼마나 의존하고 있는지를 명확히 보여줍니다.

2. 수출 집중도의 불균형

  • 캐나다 총수출의 75-76%가 미국 시장으로 향함
  • 2017년 기준 미국은 캐나다 수출의 약 70%, 수입의 약 50% 이상을 차지
  • 특정 산업의 경우 의존도가 더 극단적: 캐나다 원유 수출의 97%가 미국으로 향함

이처럼 캐나다 수출의 대부분이 단일 시장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은 미국과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무역 갈등이 캐나다 경제 전체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3. 산업별 취약성

무역 관계의 비대칭성은 산업별로도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 자동차 산업: 북미 공급망에 깊이 통합되어 있어, 부품이 생산 과정에서 여러 번 국경을 넘나드는 복잡한 구조
  • 에너지 부문: 캐나다는 미국의 최대 원유 공급국이며, 특히 중질유에 대한 의존도가 높음
  • 농업 및 목재: 미국 시장에 대한 높은 의존도

이러한 산업별 집중도는 미국의 정책 변화가 캐나다의 특정 산업 부문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무역 분쟁이 미치는 영향

캐나다에 대한 영향

  • GDP 감소: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미국이 25% 관세 부과 시 캐나다 GDP 최대 1.2% 감소 예상
  • 경제성장률 하락: 캐나다은행 분석에 따르면, 첫해 2.5%포인트, 이듬해 1.5%포인트 하락 예상
  • 더 비관적 전망: 일부 예측에서는 GDP 3.6%까지 감소 가능성 제기
  • 장기적 영향: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는 "25% 관세 부과는 캐나다 경제 성장에 극적인 영향 미칠 것"이라 경고, 2027년까지 GDP 약 1.2% 감소 전망

티프 맥클렘 캐나다은행 총재는


"우리는 이제 새로운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미국 관세의 범위와 지속 기간에 따라 경제적 영향은 심각할 수 있다"

 

라고 경고했습니다.

 

특히 주요 수출 산업 분야에서의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 자동차 산업: 생산 차질, 가격 상승, 수요 감소
  • 에너지 산업: 수출 감소, 가격 하락 압력
  • 목재 산업: 제재소 폐쇄, 일자리 감소

미국에 대한 영향

  • GDP 감소: 미국 GDP 0.3% 감소 예상 (캐나다의 1/4 수준)
  • 산업별 영향
    • 자동차 및 제조업: 캐나다산 부품에 의존하는 미국 제조업체들의 비용 증가
    • 에너지 부문: 미국 중부 지방 정유사들의 캐나다산 중질유 의존도 고려 시 석유제품 생산량 감소 가능성
    • 건설 산업: 캐나다산 목재에 대한 관세로 건설 비용 상승
  • 소비자 영향: 수입품 가격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
  • 공급망 혼란: 북미 통합 공급망의 차질로 인한 생산 지연과 비용 증가

향후 전망

무역 분쟁이 양국 모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만, 경제 규모와 무역 의존도의 차이로 인해 캐나다가 훨씬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국의 경우 전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특정 산업 분야와 지역에 집중된 영향이 클 수 있습니다.

 

이러한 비대칭적 관계는 양국 간 협상에서 미국에게 더 큰 레버리지를 제공하며, 캐나다가 무역 분쟁에서 취약한 위치에 있음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이는 협상을 통한 해결이 캐나다에게 보다 절실한 선택지가 될 수밖에 없음을 시사합니다.

 

정치적 측면에서는 캐나다의 새로운 리더십이 무역 분쟁 해결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마크 카니 새 총리는 경제 전문가로서 트럼프 대통령과 감정적인 앙금이 없어 대화를 통한 사태 해결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이전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과 트뤼도 전 총리가 관세 발효 직후 통화에서 고성과 욕설을 주고받았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새로운 리더십은 이러한 개인적 앙금 없이 대화 채널을 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경제적 현실과 정치적 역학을 고려할 때, 투자자들은 다음과 같은 변화와 기회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첫째, 북미 공급망에 깊이 관여된 산업들의 주가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자동차 제조(포드, GM), 에너지(중부 정유사), 건설 관련 기업(홈디포, 로우스)은 무역 분쟁의 전개 방향에 따라 실적과 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들 기업의 실적 발표와 전망을 특히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합니다.

 

둘째, 무역 협상 진전에 따른 단기적 시장 랠리 기회가 있을 수 있습니다. 과거 무역 분쟁 사례를 보면, 타협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시장은 긍정적으로 반응해왔습니다. 경제 관료들 간의 회담 일정, 정상 간 통화 또는 만남, USMCA 관련 발언 등이 중요한 투자 신호가 될 수 있습니다.

 

셋째, 캐나다 달러 약세는 미국 기업 중 캐나다에서 원자재나 부품을 조달하는 기업들에게 원가 절감 효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반면 캐나다에 상당한 매출을 의존하는 미국 기업들은 환율 효과로 인한 실적 하향 조정 가능성이 있습니다.

 

넷째, 2026년 USMCA 검토를 앞두고 북미 무역 환경의 변화가 예상됩니다. 이는 미국과 캐나다 간 무역 분쟁이 단기적으로는 협상과 타협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투자자들은 이 타이밍을 염두에 두고 포트폴리오를 일부 조정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무역 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될 수 있으며, 이는 물류, 창고, 자동화 분야의 기업들(UPS, FedEx, Prologis, Rockwell Automation 등)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또한 관세로 인한 비용 상승을 가격에 전가할 수 있는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갖춘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더 나은 성과를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결론적으로, 이 무역 분쟁은 미국과 캐나다 경제의 구조적 비대칭성으로 인해 캐나다에 더 큰 타격을 주겠지만, 협상을 통한 타협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최종적으로 현재의 미국과 캐나다의 관계에서 얻는 미국의 이익과 비교하면 더 많은 이득을 미국이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이 과정에서 생기는 변화를 잘 지켜보면서 수혜를 보는 기업들에 포커스를 맞추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