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라이 릴리 '오포글리프론', 먹는 비만 치료제 시장 '게임 체인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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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식/기획 연재

일라이 릴리 '오포글리프론', 먹는 비만 치료제 시장 '게임 체인저' 될까?

경구용 비만 치료제의 필요성과 배경

전 세계적으로 비만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비만은 단순히 체중이 증가하는 문제를 넘어, 심혈관계 질환, 제2형 당뇨병, 지방간 질환, 일부 암 발생 위험 증가 등 다양한 합병증과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이로 인해 효과적인 비만 치료제 개발에 대한 요구가 매우 높아졌습니다.

기존 비만 치료제 중에서도 GLP-1(Glucagon-Like Peptide-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은 강력한 체중 감소 효과를 보여주어 주목받아 왔습니다. 다만 대부분이 주사제 형태로 출시되어 환자들이 매일 혹은 주 1회 주사를 직접 놓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이에 착안하여 “경구용 GLP-1 수용체 작용제”가 개발되기 시작하였으며, 그 중 일라이 릴리(Eli Lilly)가 연구 중인 Orforglipron(오포글리프론)은 소분자 화합물 기반 경구용 약물로 큰 기대를 받고 있습니다.


2. 주사제 vs. 경구용: 왜 경구용이 쉽지 않은가?

 가. 주사제가 가지고 있는 장점

  • 높은 생체이용률(Bioavailability)
    주사제는 피하주사나 근육주사를 통해 직접 체내로 들어가기 때문에 흡수율이 매우 높습니다. 적은 용량으로도 목표 농도를 달성하기가 용이합니다.
  • 부작용·효능 관리
    일정하고 예측 가능한 혈중 농도를 유지하기가 상대적으로 쉬워, 용량 조절과 부작용 모니터링이 체계적으로 가능해집니다.
  • 원재료 소모량 감소
    경구용 제형 대비 적은 양의 활성성분(API)으로도 효과가 발휘되므로, 원재료 생산·공급 측면에서 부담이 적습니다.

 

생체이용률(Bioavailability): 투여된 약물이 전신 순환계에 도달하여 실제로 작용할 수 있는 비율

API(Active Pharmaceutical Ingredient): 약에서 실제로 치료 효과를 내는 유효 성분

 

 나. 경구용의 장점과 숙제

  • 편의성과 순응도
    하루 혹은 주 1회 주사에 대한 부담감 없이, 매일 알약을 복용하는 방식은 환자의 치료 순응도를 크게 높입니다. 이러한 “복용 편의성”은 비만 환자에게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 경구용이 어려운 이유
    1. 흡수율 문제: 위장관을 통과하며 약물이 분해·변성될 가능성이 큽니다.
    2. 고농도 필요: 펩타이드 기반 경구약물(예: Rybelsus)은 위산 분해를 극복하기 위해 더 많은 약물 투입량이 필요합니다.
    3. 원재료 소모량 급증: 생체이용률이 낮아, 주사제 대비 수십 배 이상의 활성 성분이 들어가야 할 수 있습니다.
    4. DDI와 오프타겟 부작용: 경구용 저분자 약물일 경우 대사 경로가 복잡해 다른 약물과 상호작용(DDI)이 발생할 수 있고, 의도하지 않은 표적(Off-Target)에 결합하여 예기치 못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DDI(Drug-Drug Interaction) : 두 가지 이상의 약물이 동시에 투여될 때 효과나 부작용이 서로 간섭을 일으키는 현상

 

결론적으로, 경구용은 “복용 편의성”이 큰 장점이지만 약물 특성·대사·부작용 관리 등의 복합적 난제로 인해 아직도 주사제 형태가 주요 비만 치료제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여러 기술 발전으로 인해 경구용 치료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3. Orforglipron(오포글리프론) 작용 기전과 이론적 배경

 가. CYP 효소 대사와 소분자 GLP-1 작용제의 한계·이점

Orforglipron이 경구용 소분자 약물로 주목받는 이유는 위장관 흡수를 통한 편의성과 생산 비용 절감이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소분자 약물은 주로 간의 CYP(Cytochrome P450) 효소에 의해 대사됩니다. 이 효소를 억제하거나 유도하는 다른 약물(예: 일부 항진균제, 항생제 등)을 동시에 복용하면 약물 농도가 크게 변동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강력한 CYP3A4 억제제와 함께 쓸 때 혈중 농도가 높아지는 사례가 보고되었습니다.

CYP 효소: 간에서 여러 약물을 대사하는 효소 계열이며, 대표적으로 CYP3A4, CYP2C9 등이 있습니다.

유도제/억제제 : 어떤 약물이 특정 CYP 효소를 활성화(유도)하거나 억제하여, 동시에 복용 중인 다른 약물의 대사 속도를 변화시키는 물질입니다.

 

 나. Orforglipron의 수용체 결합 및 cAMP 경로

Orforglipron은 GLP-1 수용체에 부분적으로 결합(부분 작용제, Partial Agonist)하여 cAMP 경로를 활성화합니다. 이는 인슐린 분비 촉진, 글루카곤 억제, 위 배출 지연, 식욕 억제 등의 효과를 유도해 혈당 조절과 체중 감소를 동시에 꾀합니다.

  • 부분 작용제(Partial Agonist)
    최대치(Full Agonist)보다는 낮은 수준으로 수용체를 활성화하기 때문에, 효과가 너무 강해 부작용이 심각해지는 문제를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 cAMP 경로
    GLP-1 수용체가 활성화되면 세포 내에서 cAMP가 증가하고, 이를 통해 인슐린 분비 증가·식욕 억제 등이 일어납니다. 일부 연구에서는 Orforglipron이 cAMP를 최대 70% 정도 활성화(완전 작용제 대비)하는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GLP-1 수용체: 췌장, 뇌, 위장 등에서 발견되는 G 단백질 결합 수용체로, GLP-1 호르몬이 결합해 혈당 조절과 식욕 억제를 돕습니다.
Partial Agonist(부분 작용제): 수용체를 일부만 활성화해, 완전 작용제보다 부작용 위험을 낮추는 장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cAMP(싸이클릭 AMP): 세포 내 신호 전달에 중요한 물질로, 호르몬 등에 의해 생성되어 다양한 생리 기능을 조절합니다.

 다. Off-Target(오프타겟) 부작용 위험

소분자 약물은 분자 크기가 작아 체내 다양한 표적에 결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를 오프타겟 부작용이라고 하며, 예측하기 어려운 독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현재 Orforglipron 임상(2상 기준)에서 큰 문제가 보고되지는 않았으나, 대규모 3상에서 이 부분이 문제가 없는지 확실한 확인이 필요합니다.

Off-Target(오프타겟) 부작용: 약물이 의도한 표적 외의 다른 분자나 조직에 결합하여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유발하는 현상입니다.

 


4. 노보 노디스크 Rybelsus(리벨서스)와의 경제성 비교

 가. Rybelsus의 특성

  • 성분: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라는 펩타이드 기반 GLP-1 작용제
  • 경구 흡수 보조 기술: SNAC 등을 사용하여 위장관 분해를 줄였습니다.
  • 원재료 소모: 펩타이드라는 구조적 특성상, 주사제보다 50~70배 이상 API가 필요하다는 자료가 있습니다. 이로 인해 생산 비용이 높아지고, 공급 안정성 확보가 까다로울 수 있습니다.

 

SNAC: 위에서 펩타이드가 분해되지 않도록 흡수를 높여주는 특수 보조 기술입니다.
API 소모량: 경구형 펩타이드는 주사보다 훨씬 많은 원재료가 필요해, 제조 원가가 상승하는 원인이 됩니다.

 나. Orforglipron과의 경제성 차이

  • 소분자 vs. 펩타이드
    Orforglipron은 화학 합성으로 대량생산이 가능하고, 안정성이 높아 제조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반면, Rybelsus는 펩타이드 생산과 특수 제형 기술이 필요하여 비용이 더 큽니다.
  • 원재료 투입량
    Rybelsus는 동일한 체중 감량 효과를 위해 주사형 세마글루타이드 대비 수십 배의 원재료가 필요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Orforglipron도 경구용이지만 소분자이므로, 펩타이드 기반 경구제만큼 원재료 소모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 시중 가격 비교
    Rybelsus는 미국 기준 연간 약 12,000달러 수준으로 추정되며(보험 미적용 시), Orforglipron은 아직 출시 전이나 제조 비용이 낮아 확실하진 않지만 연간 약 5,000~8,000달러로 출시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확실한 것은 리벨서스 대비하여 원가 경쟁력은 월등히 뛰어나다는 점입니다.

5. 임상 결과와 향후 전망

Orforglipron(LY3502970)은 현재 제2형 당뇨병비만/과체중 환자를 대상으로 여러 건의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2025년 전후로 대부분의 임상 3상이 1차 완료될 예정이어서, 그 결과가 발표되면 약물의 안전성·유효성·시장성 등에 대한 핵심 지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래 표는 ClinicalTrials.gov 기준 Orforglipron의 주요 임상시험(NCT 번호)과 대략적인 조건, 환자 수, 1차 완료 시점을 간략히 정리한 것입니다.

* T2D=제2형 당뇨병, CV=심혈관, OSA=폐쇄성 수면무호흡증

 가. 임상시험에서 확인할 주요 포인트

  • 체중 감량 효과: 임상 2상에서 최대 약 14.7% 체중 감량을 보였는데, 다양한 환자군(단순 비만·당뇨병·심혈관 질환 동반 등)에서 유사한 결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 혈당 조절 및 합병증 개선: 제2형 당뇨병 환자 대상 연구(ACHIEVE 시리즈)에서 혈당(HbA1c) 개선 정도와 심혈관·신장 질환 위험도 변화가 관건입니다.
  • 부작용(DDI, 오프타겟 등): 간 대사(CYP3A4)에 따른 약물 상호작용이나, 예기치 못한 오프타겟 독성이 대규모 3상에서 나타날 가능성을 모니터링해야 합니다.
  • 경쟁 약물 대비 우위: 일부 연구(NCT05045221, NCT05343423 등)는 세마글루타이드나 인슐린 글라진 등 기존 약물과 직접 비교를 진행 중이므로, 효과·부작용·순응도 등에서 경쟁력을 어느 정도 입증할지가 핵심입니다.

결론

Orforglipron은 경구용 GLP-1 수용체 작용제로서, 비만 및 제2형 당뇨병 치료제 시장에서 혁신적 변화를 일으킬 잠재력을 가진 신약 후보입니다. 비만 인구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 속에서, 주사제 형태에 대한 거부감과 복용 불편을 해소해줄 경구용 치료제에 대한 수요가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소분자 화합물로 개발된 Orforglipron은 기존 펩타이드 기반 경구제(Rybelsus)에 비해 제조 비용 절감대량 생산이 용이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으며, 이는 가격 경쟁력환자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결정적 요소가 될 것입니다.

 

임상 2상에서 이미 강력한 체중 감량 효과(최대 약 14.7%)와 혈당 조절 잠재력을 확인하였으나, 임상 3상에서 대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안전성·유효성·부작용(DDI, 오프타겟 등)을 종합 검증하는 과정이 아직 남아 있습니다. 2025년을 전후로 발표될 다수 임상(ACHIEVE·ATTAIN 시리즈)의 결과는 Orforglipron의 상업적 성공 가능성과 주가에 직결될 핵심 변수가 될 것입니다. 만약 긍정적인 데이터가 확보된다면 주사형 치료제 대비 차별화된 복용 편의성과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비만 치료제 시장의 선두주자로 부상할 전망입니다.

 

다만, 임상 3상 실패 가능성(예: 예상치 못한 부작용, 경쟁 약물 대비 효능 미달)과 규제 승인 지연, 경쟁사의 빠른 시장 진입 등 리스크 요인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따라서 2025년 발표될 임상 결과 전후로 단기적 주가 변동성이 클 수 있으므로, 이를 감안한 투자 전략(분할 매수·매도 시점 설정 등)이 필요합니다. 다만 일라이릴리가 규제 승인 전에 이미 오포글리프론을 제작하여 재고를 쌓고 있는 점을 바탕으로 생각해보면 강력한 자신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향후 임상 결과 발표 및 승인 여부는 일라이 릴리의 성장에 매우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