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을 투자함에 있어 기업의 실적과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 등이 매우 중요합니다. 다만 개별 기업의 성과 만큼 중요한 것이 자본 시장 전체의 유동성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유동성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 PER가 엄청 상승하면서 기업의 주가가 크게 오를 수 있습니다. 펜데믹 시절에 정부가 푼 돈으로 유동성 공급이 크게 확대되었을 때 주식 시장을 생각해 보면 이해가 쉬울 것입니다.
지금 정말 유동성이 크게 공급되고 있는가?
기준금리는 하나도 낮추지 않고 고금리를 이렇게 길게 유지하고 있는데?
라는 의문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지금부터 제가 뭘 보고 유동성이 풀리고 있다고 말하는지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1. 미국 재무부 일반계정(TGA : Treasury General Account)
TGA는 재무부가 연준에 개설한 계좌로 미국 정부가 사용하는 통장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이 계좌의 자금 변화 정도를 보면 4/24일 9,414억 달러 였는데 5/22일 현재 7250억 달러로 2,150억 달러가 감소했습니다. 쉽게 말해서 2,150억 달러의 유동성을 시중에 공급했다는 의미입니다. 2,150억 달러면 현재 환율(5/26일 기준)로 294조 1,200억에 해당하는 천문학적인 자금입니다. 이걸 1달만에 공급한 것입니다.
2. 미국 연방준비은행 지급준비금 잔액
지급 준비금 기준으로 4/26일 3.27T -> 5/24일 3.39T으로 0.12T가 늘어났습니다. 1,200억 달러(원화 164조 1,600억)가 늘어난 것입니다. 지급준비금이 많을수록 상업은행이 가용할 수 있는 자금이 많다는 의미이고, 보다 넓게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매우 간단하게 말하면 지급준비금의 증가는 돈풀기가 본격화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3. 미국 국채의 바이백
5/28~7/23일까지 2개월간 미국국채 바이백을 시작합니다. 기업으로 치면 미국 재무부는 적자 기업인데 빚으로 빚을 갚겠다고 공개적으로 말한 것입니다. 장기 국채를 발행해서 단기 국채를 바이백하겠다는 의미입니다. 2개월간 150억 달러의 바이백을 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금액 자체는 높지 않다고 볼 수 있지만 미국이 시장에 시그널을 준다고 생각하면 좋습니다. 바로 장기국채를 비싸게 사주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장기채를 150억 달러만큼 사주겠다는 의미니까 장기국채 값이 높게 유지가 될 것이고 장기금리를 올리지 않겠다고 시장에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기준 금리는 높지만 시장 금리를 인위적으로 낮게 유지하겠다는 발표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아주 간단히 말하면 금리 오르는거 찍어눌러 줄테니까 하고 싶은거 있음 어여 해~ 같은 느낌이 듭니다. ^^
4. QT 축소
이전에 연준에서 공표하기를 6/1일부터 QT를 600억 달러 -> 250억 달러로 축소하기로 하였습니다. 지금까지 국채를 시장에 파는 돈이 600억 달러였는데 이제는 250억 달러치면 판다는 의미입니다. 이제 돈을 거두는 양을 줄인다는 것이니까 시중에 350억 달러에 해당하는 돈이 더 풀린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근데 잘 보시면 공교롭게도 모든 정책들의 시기가 5월 말 6월 초 인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동시다발적으로 돈을 푸는 시기가 지금에 맞춰져 있습니다. 왜 그럴까에 대해 생각해보면 누구도 그렇다라고 하진 않지만 역시나 미국 대선용 돈풀기가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미국은 우리 나라와 다르게 노후 대비에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기에 우리나라 부동산 같은 파워를 미국은 주식이 쥐고 있습니다. 즉 주가 수익률이 바로 표로 연결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역사적인 데이터를 보면 미국 대선 직전 3개월 동안의 주가 수익률과 대선 결과 사이에 상당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이 확인할 수 있습니다. 1928년 이후 23번의 대통령 선거 중, 선거 전 3개월 동안 주식 시장(S&P 500 기준)이 상승했을 때 14번 중 12번은 현직 대통령이나 현직 정당이 승리했습니다. 반대로, 선거 전 3개월 동안 주가가 하락한 9번의 경우 중 8번은 현직 정당이 패배했습니다. 이는 약 87%의 정확도로 주가 수익률이 대선 결과를 예측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통계는 주식 시장의 성과가 유권자들에게 경제에 대한 신뢰를 반영하며, 이는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예를 들어, 주가 상승은 경제가 건강하다는 신호로 해석되어 현직 정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관계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며, 1956년, 1968년, 1980년 같은 예외도 존재합니다. 다만 확률적으로 87%면 매우 높은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뇌피셜이지만 미국 재무부, 연준 등이 한마음이 되어 지금부터 돈을 풀어서 8월말~10월말까지 주가를 부양하여 미국 대선(11/5일)에서 승리를 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하는 의구심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좋다 나쁘다에 대한 판단은 차지하고 유동성이 공급되면 유동성 자산들이 크게 오를 수 있습니다. 그게 주식이 될수도 있고, 원자재, 암호화폐 등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일단은 현금이 아닌 그런 유동성 자산으로 포트를 변경해 놓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몇가지 걱정도 있습니다.
1. 미국의 국채 발행량이 너무 많고, 그 비율도 단기채 비중이 너무 큽니다.
지금이 무슨 위기 상황도 아닌데 코로나 때만큼 돈을 찍어내고 있습니다. 거기에 초 단기채인 Bills의 비중이 매우 높고 장기채 비중이 낮습니다. 장기채를 발행하지 않기 때문에 수요와 공급을 생각해보면 공급이 얼마 없어서 장기채 가격이 높게 유지되고 그로 인해 장기금리가 낮게 유지된다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이걸 언제까지 끌고 갈 수 없습니다. 결국 예전처럼 장기채의 비중이 커지는 시점이 올 것이고 그 시점에서 장기채 공급 물량이 폭증하면서 장기채 가격이 떨어지고 장기 금리 상승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그럼 시장은 크게 휘청거릴 것으로 생각됩니다.
요지는 그런 상황에서 누군가가 미국채를 사줘야 합니다. 연준혼자 모든 장기채를 다 살 수는 없습니다. 지금 미국채의 큰 손인 중국이 끊임없이 국채를 줄이고 있는데 그만큼 누군가가 사줘야 합니다. 지금 현재는 영국과 프랑스가 상당부분을 메워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돈을 잘 버는 국가들이 아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미국채을 구입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선 의구심이 듭니다. 추후 미국채의 수요가 어떻게 되는지를 잘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습니다.
2. 유동성 공급의 부작용 시기가 생각보다 빨리 올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유동성을 대거 공급하면 6~12개월 뒤에 인플레이션이 오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래서 5월부터 풀면 대선때까지는 인플레는 안오고 주식만 오를 것이라는 계산이 있지 않나 하는 뇌피셜이..
다만 지금 정보의 유통 속도가 빨라져서 반응 속도도 그만큼 증가하고 있습니다. 선반영의 시기나 통계의 예측치가 조금씩 엇나가는 것이 아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이전 통계가 잘 맞지 않고 있습니다. 그럼 일반적으로 6개월의 시차를 두고 인플레가 올 것으로 생각했던 통계가 생각보다 앞으로 당겨진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그게 얼만큼 빠를 것인가에 대해서는 아무도 모릅니다. 어느날 갑자기 변화가 시작될 수 있다는 두려움은 있습니다.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대선을 위해 재무부, 연준, 대통령이 최선을 다해 그런 상황을 봉합할 것이라는 확신도 있어서 큰 두려움은 없지만 일단 생각은 하고 있어야 합니다.
결론
이렇게 많은 유동성의 공급은 반드시 부작용을 동반하게 됩니다. 부작용이 어느 시점에 올 지는 모르겠지만 역대급의 유동성 잔치이니 만큼 부작용 역시 매우 클 수 있습니다. 다만 이제 막 돈을 풀기 때문에 그 돈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들어오면 주식의 수익률이 단기적으로 매우 높아질 수 있습니다. 선반영을 고려하더라도 일단 9월정도까지는 어떤 형태로든 주식의 수익률을 지켜나가는 모습을 보일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9월까지 유동성 잔치에 한발 걸치면서 수익률을 같이 공유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그러면서 여러 가지 신호들을 확인하여 부작용의 정도를 확인해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어떤 상황이든 간에 지금 현금을 가지고 있는 것은 좋은 전략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무서워하는 부작용도 엄청난 유동성 공급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인만큼 그런 상황이 오든 안오든 화폐 가치의 하락은 필연적이고 그 속도는 지금보다 더욱 빨라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열심히 공부하여 우리가 가진 자산의 가치를 잘 유지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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